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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후반 이상이면 연봉이 아니라 자산으로 평가됩니다

얼마전 10억이 있어도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은 어렵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댓글에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었는지 여쭤보시는 분들이 있어 제 히스토리를 말씀드립니다.

가난했던 10대 시절 어떤 운동화를 신고 패딩을 입느냐가 중요했습니다. 20대가 되면서 어떤 대학을 다니느냐가 인생의 기준이 되었고 명문대를 가지 못했다는 자괴감 때문인지 출신대학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30대 초반이 되면서 더이상 학력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회사의 이름과 직책이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30대 중후반이 되면서 회사의 이름도 직책도 연봉도 진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직장생활 11년차이고 얼마전까지 중소기업 과장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대기업 자회사로 이직을 하였는데 이곳은 직책이 없고 모두 영어로 된 닉네임을 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만 출근을 하고 모두 재택근무를 하여 사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몇살인지 어디에 사는지 연봉이 얼마인지 서로 묻지도 않고 관심도 없습니다. 예전 중소기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불과 2개월 전까지 다녔던 중소기업에서는 재택근무라는 것을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모두 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같이 점심을 먹고 매일 회사 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료들은 항상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면서 매번 그만 두겠다는 말을 버릇처럼 했습니다. 그러다가 월급이 나오면 기뻐하고 다시 또 일을 하는 그런 생활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습니다. 물론 저도 같은 무리였고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비난하거나 나쁘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 월급을 받으면서 그것에 행복해 하고 그렇게 제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던 암흑같은 시기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당시 중소기업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대표님까지 참석하는 주간회의가 있었는데 엄청 욕을 먹고 나왔는지 기분이 안좋아 보이는 팀장님과 본부장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들의 패턴은 매주 똑같았는데 저도 어느새 나이가 들면서 제가 사원 대리 시절에는 그렇게 높아 보였던 그들이 이젠 그냥 짤리지 않기 위하여 버티고 있는 한 중소기업의 불쌍한 직원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정말 모아둔 돈도 없었고 2억도 안되는 빌라 전세금이 유일한 자산이라고 했습니다. 그 때 직장생활 10여년만에 섬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최고로 잘 되어봤자 결국 그들이 저의 미래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경력직으로 온 한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부동산으로 크게 자산을 증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던 저는 처음으로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분은 결혼을 하고 신혼집으로 실거주를 하기 위하여 대출을 받아 분당에 작은 아파트를 샀다고 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수년전 6억원 정도에 매입한 아파트가 현재 시세로 15억원이 넘었다고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직장생활에서 월급을 모아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1. 주식

직장인 대부분이 투자를 한다면 처음에 주식을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2020년 1월에 제가 가진 돈은 약 2억원이었습니다. 남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돈일지도 모르겠으나 박봉의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매월 190만원씩 적금을 하여 9년만에 이룬 제 인생의 큰 성과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주식을 시작하였으나 결과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주식을 처음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제가 가진 돈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4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 정도만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단 한번의 손실 없이 약 1,400만원을 벌었습니다. 주식 초보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당시에는 누구나 주식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2020년에 주식을 해봤던 분들이면 모두 공감하실겁니다.

* 키움증권 앱으로 본 실제 저의 계좌입니다

2. 부동산

직장생활을 하면서 몰래 주식을 하는 것은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물론 부동산보다 주식이 더 잘 맞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좋은 투자법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심하고 그것을 매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주식은 직장인인 저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제가 주식을 포기하게 된 이유의 전부입니다. 그래서 저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으며 여전히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고향인 서울에 집을 사고 싶었으나 누구나 아는 것처럼 2억이라는 돈으로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은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곳은 지방이었습니다. 당시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 때문인지 세종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종시도 가격이 폭등하여 엄청나게 비쌌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는 세종시에 투자를 포기했고 옆 동네인 청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청주를 시작으로 저는 아파트 4채를 연속으로 매수했습니다. 집을 사는 것도 처음에야 힘들지 중독처럼 재미가 있었습니다. 주식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2-1. 제가 투자한 지역 및 실투자금

지역
매수시점
매수가
전월세 보증금
실투자금
청주 오송
2020-08
295,000,000
200,000,000
95,000,000
부산 해운대
2020-10
300,000,000
200,000,000
100,000,000
강원 속초
2020-12
123,000,000
100,000,000
23,000,000
합계
718,000,000
500,000,000
218,000,000

2-2. 2022년 현재 투자결과

지역
매수가
현재가
평가손익 (수익)
순자산
청주 오송
295,000,000
550,000,000
255,000,000
350,000,000
부산 해운대
300,000,000
600,000,000
300,000,000
400,000,000
강원 속초
123,000,000
210,000,000
87,000,000
190,000,000
합계
718,000,000
1,360,000,000
642,000,000
940,000,000

현재가 기준으로 부동산 가치는 약 13억 6천만원입니다. 강원 속초는 전세가 만료되어 최근 2000/50 월세로 전환하였으며 따라서 보증금 2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금액이 순자산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산은 약 14억이나 보증금을 제외한 현재의 순자산은 약 9억 4천만원이며 만약 지금의 다주택자 기준으로 양도소득세까지 납부한다면 이후 최종 순자산은 약 8억 4천만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3. 다주택자가 되었을 때 재산세는 얼마인가?

* 전년도 위택스에서 납부한 실제 저의 재산세 내역입니다

당시 공시지가가 낮아서 그런지 1년에 100만원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공시지가가 많이 올라 종부세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으나 그동안 자산의 가치가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저 정도 세금은 얼마든지 내도 아깝지 않습니다. 중간에 세종시 재산세 내역도 있는데 주소만 세종시인 3천만원짜리 작은 시골 주택을 샀다가 바로 매도하였으므로 지금은 제 자산이 아닙니다. 2021년 3월 2,900만원에 사서 10월 3,400만원에 팔았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취득세, 양도세, 중개수수료, 법무사 비용, 교통비 등 이것저것 다 떼고 400만원 정도 남았습니다. 주식처럼 아주 초단타로 투자한 물건으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운이 아주 좋았습니다. 20년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부동산 폭등장에서 투자로 자산을 크게 늘렸습니다. 직장생활만 했더라면 월급으로 평생 벌어야 했을 돈을 단기간인 1년만에 벌은 것도 사실입니다. '조정지역 → 비조정지역 → 공시지가 1억이하'의 순서대로 주택을 매입했으므로 취득세도 모두 1.1%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반대의 순서로 매도를 할 경우 마지막 1주택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것이며 중간에 2주택에서 조정지역이 해제될 경우 지금 시가로 매도해도 양도세는 약 1억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세무사와 확인했습니다. 이쯤되면 세금이 무서워서 투자를 못한다는 바보는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4. 결론

여기서 글을 보시는 분들은 20대나 30대 초반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보다 젊고 시간이 많이 있으므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게시한 제 글의 댓글을 보니 비판적인 글도 많고 심지어 욕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이제 곧 40대를 바라보는 직장인 선배로서 여러분들이 연봉에만 집착했다가 언젠가는 크게 후회할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연봉 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것이 어떨지 제 의견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저는 중소기업에서 낮은 연봉으로 시작을 해서 30대 중후반인 지금의 연봉이 겨우 6,500만원입니다. 그것도 나름 대기업 자회사로 이직을 하고 최대한 몸값을 올려서 간 것인데 말입니다. 솔직히 저는 회사에서 임원을 제외하고는 50대인 분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남은 제 직장생활도 길어야 10년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절약을 하여 매년 4천만원씩 저축을 해도 결국 퇴직까지 10년간 모을 수 있는 돈은 겨우 4억이 전부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억대 연봉을 받으시고 그래서 다른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신 분들은 직장에서 열심히 하시어 몸값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특별한 주특기가 없으신 일반 직장인 분들은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빨리 깨닫기를 바라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그런 분들은 절대 월급으로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월급으로만 2억을 모으는데 9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으나 그 2억으로 시작한 투자로 제 순자산은 겨우 1년만에 10억원에 가까운 돈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처럼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매번 요란한 계획만 세우지 마시고 일단 당장 행동을 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한 진리이지만 성공의 시작은 JUST DO IT입니다. 그럼 모두 각자도생 하시길 바랍니다.